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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장타쇼에도 플래툰 시스템 적용...최지만 무력시위, 쉘튼 감독은 응답할까

최근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은 최지만(32·피츠버그 파이리츠)이 홈런을 때려내며 자신의 가치를 어필했다. 최지만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 경기에 4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최지만의 타율은 종전 0.183에서 0.188로 소폭 올랐다. 최지만은 0-0이었던 2회 초 첫 타석부터 홈런을 쳤다. 상대 투수 세스 루고와의 승부에서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1~3구 높은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잘 골라냈고, 유리한 볼카운트(3볼-1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5구째 시속 149㎞ 싱커를 강타했다. 타구는 101.7마일(163.6㎞)/h의 속도로 총알처럼 뻗어 우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는 117m.최지만은 22일 LA 에이절스전 이후 2경기 만에 다시 아치를 그렸다. 시즌 6호 홈런이다. 7월에만 홈런 4개를 추가했다. 최지만은 이후 안타는 추가하지 못했지만, 강한 타구를 생산하며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7회 초 타석에선 우측 담장 앞까지 뻗은 타구가 샌디에이고 우익수 페르난도 타니스 주니어의 점프 캐치에 잡혔다. 9회도 왼쪽 강습 타구가 3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피츠버그는 3회 말 1-1 동점을 허용했지만, 4회 초 브라이언 레이놀즈가 홈런을 치며 다시 1점 더 달아났고, 9회 초 산타나가 솔로 홈런을 치며 점수 차를 벌렸다. 샌디에이고의 추격을 따돌리고 3-2로 승리했다. 최지만이 승리에 기여했다. 1안타 1득점을 기록한 다른 코리안 빅리거 김하성에 판정승을 거뒀다. 최지만은 27일 경기에서 5경기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2일 LA 에인절스전에서 MLB 대표 투수로 올라선 오타니 쇼헤이를 상대로 홈런을 때려냈지만, 이후 팀이 치른 4경기 중 3경기는 결장, 1경기는 대타로 나섰다. 상대 팀이 좌완 투수를 선발로 내세우는 경기에선 ‘스위치 히터’ 카를로스 산타나에게 선발 1루수를 내줬다. 피츠버그 지역 매체 포스트-가제트는 지난 17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8회 말 2사 만루 기회에서 최지만을 대타로 쓰지 않은 데릭 쉘튼 피츠버그 감독의 선택에 대해 “465만 달러(60억원)을 주고 영입한 선수를 승부처에서 기용하지 않을 만큼 믿음이 부족한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최지만 활용 폭을 더 넓혀야 한다는 의미였다. 최지만은 장타력을 뽐내며 무력시위하고 있다. 출전한 20경기에서 홈런 6개를 쳤다. 안타 12개 중 8개가 장타였다. 26일 기준으로 선발 출전한 5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치기도 했다.최지만은 시즌 초반 당한 왼쪽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전반기는 거의 뛰지 못했다. 실전 감각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꾸준히 장타를 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27 14:31
프로야구

[IS 포커스] 승리로 이끄는 한방, 그들이 '노망주' 딱지를 떼는 법

KIA 타이거즈 내야수 변우혁(23)는 지난 24일 한화 이글스전 5회 초 두 번째 타석에서 0-0 균형을 깨는 좌월 솔로 홈런을 치며 소속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김종국 KIA 감독은 “(변)우혁이가 좋은 타이밍에 홈런을 때려냈다. 이런 모습을 바라고 영입한 선수다. 그가 홈런을 친 경기에서 우리가 다 이겼더라”며 웃었다. 2019 1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지명을 받은 변우혁은 지난 시즌까지 팀 내부 경쟁에 밀리며 50경기(1군 기준)밖에 뛰지 못했다. 오른손 거포가 필요했던 KIA는 지난해 11월, 투수 한승혁을 보내고 변우혁을 영입했다. 아직 발휘하지 못한 변우혁의 잠재력을 믿은 것. 변우혁은 지난주까지 타율 0.187에 그쳤다. 하지만 그가 때려낸 홈런 4개 모두 중요한 순간 나왔다. 선취점을 내거나 팽팽한 흐름에 균형을 깼다. 김종국 감독이 그를 ‘승리를 부르는 선수’로 인정할 만했다. 변우혁은 현재 황대인과의 주전 1루수 경쟁에서 한발 앞서 있다. ‘만년 유망주’ 딱지를 뗄 수 있는 호기를 만들었다. 올 시즌 장타력으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왕년의 유망주’가 꽤 많다.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임지열(28)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28일 출전한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소속팀이 3-5로 지고 있던 8회 말 1사 만루에서 상대 투수 윤명준으로부터 중월 역전 만루 홈런을 치며 7-5 역전승을 이끌었다. 임지열은 지난 12일 홈(서울 고척돔) NC 다이노스전 4-4 동점에서 끝내기 스리런홈런을 치기도 했다. 임지열은 2014년 2차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22순위)에서 키움의 지명을 받은 선수다. 3라운더였던 현재 메이저리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보다 먼저 이름을 불린 유망주였다. 임지열은 2021시즌까지 31경기(1군 기준)밖에 나서지 못했다. 경찰 야구단 소속이었던 2018시즌 퓨처스(2군)리그에서 홈런 22개를 치며 장타력을 증명했지만, '리그 대표 홈런 타자' 박병호(현 KT 위즈)가 1루수를 지키고 있는 1군에 그의 자리는 없었다.임지열은 결국 자신의 경쟁력을 증명했다. 지난해 8월부터 꾸준히 지명타자로 출전했고, 포스트시즌에서만 경기 흐름을 바꾸는 홈런 3개를 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올 시즌도 승부처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KT 문상철(32)도 다시 빛나고 있다. 2014년 특별 지명으로 ‘신생팀’ KT에 입단한 그는 대학(고려대) 시절 4번 타자로 뛰며 장타력을 인정받았지만, 프로 무대에선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KBO리그 대표 타격 기계로 인정받는 김태균의 타격 폼을 똑같이 따라 하며 효과를 본 2020시즌 후반기에 잠시 주목받았지만, 이내 팀 내 경쟁에서 밀렸다. 그런 문상철이 주축 선수들이 연달아 부상으로 이탈하며 전력이 떨어진 KT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해줬다. 29일 기준으로 출전한 33경기서 타율 0.317·4홈런·15타점을 기록했다. 12일 롯데전에선 팀의 6연패를 끊는 끝내기 홈런을 치기도 했다. 세 선수 모두 여전히 주전 안착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팀을 승리를 이끄는 장타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유망주'라는 수식어도 점차 지워지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31 06:50
프로야구

호주전은 너무 개입하더니...일본전 얼어 붙은 벤치 '참사 자초'

결국 '도쿄 참사'가 펼쳐졌다. 한국 벤치는 무능했다. 한국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일본과의 2차전에서 4-13으로 완패했다. 먼저 3득점 했지만, 마운드가 2번이나 4실점 이상 빅이닝을 허용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한국은 1차전에서 호주에 7-8로 패했다. 2연패를 당하며 8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 젊은 투수는 마치 고장 난 로봇처럼 흔들렸다. 온갖 압박감을 홀로 안고 나섰고, 사사구를 남발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참패였다.벤치는 오답을 연발했다. 사실 냉정한 결단을 내렸다면, 달라질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다. 첫 번째 오판은 선발 투수 강판 시점이다. 1·2회 총력을 다한 김광현은 3회 말 일본 8·9번 타자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후속 타자 라스 눗바에게 적시타까지 맞았다. 김광현은 에이스다. 투구 페이스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전날 호주전에서 패한 한국은 내일 없었다. 실점 최소화를 위해 벤치가 움직였어야 했다. 하지만 벤치는 후속 타자 곤도 겐스케를 김광현에게 맡겼고, 가운데 담장 직격 2루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2번째 투수 원태인은 후속 타자이자 일본 간판 오타니 쇼헤이를 고의4구로 내보냈지만, 다른 메이저리거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우전 적시타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한국이 경기 흐름을 바꿀 기회도 있었다. 최정이 선두 타자 안타를 치고 나선 5회 초 공격이었다. 토미 에드먼과 김하성, 세이블 세터진이 범타로 물러났지만, 이 상황에서 번트 등 작전이 필요했다. 애초에 대회 전후로 컨디션 난조를 시달리던 최정 대신 대주자 김혜성을 투입했어야 했다. 5회는 두 번째 변곡점이 일어날 수 있던 기회다.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한국 간판타자 이정후가 좌익 선상에 떨어지는 안타를 쳤지만, 발이 느린 최정은 3루 진루에 그쳤다. KBO리그에선 그토록 다채롭게 작전을 내던 이강철 감독이 이 경기는 내내 침묵했다. 한국은 2·3루를 만들었지만, 이어진 기회에서 박병호가 뜬공에 그치며 무득점했다. 5회 2점을 더 내줬고, 6회 5실점 빅이닝까지 내주며 무너졌다. 사실 호주전에서도 의아한 선택이 많았다. 승부처에서 국제대회뿐 아니라 구원 등판 경험조차 적었던 소형준을 내세운 점, 8회 추격 흐름 속에 홈런을 쳤던 양의지를 뺀 점 등. 호주전은 벤치가 너무 많이 개입해서 문제였다. 일본전은 넋놓고 있는 것 같았다. 결국 속절없이 무너지던 6·7회는 마치 젊은 투수들에게 애써 기회를 부여하는 것처럼 보였다. 한국은 콜드패를 모면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안희수 기자 2023.03.11 00:51
메이저리그

"지금도 3~4이닝 가능" WBC 준비 만전 다르빗슈, 대표팀 위해 日 귀국

일본 야구대표팀 1선발을 다툴 것으로 전망되는 다르빗슈 유(37·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대표팀 합류를 위해 일본에 입국했다.산케이스포츠 등 일본 언론은 15일 "다르빗슈가 14일 도쿄 하네다 공항을 통해 입국했다"고 전했다.이번 일본 대표팀 메이저리그(MLB) 선수들 중 '1착'이다. 일본은 오는 17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대표팀 소집훈련을 진행한다. 이번 일본 대표팀에는 다르빗슈를 포함해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까지 총 5명의 빅리거가 참여한다. 다르빗슈는 오타니와 함께 팀의 원투 펀치를 맡을 전망이다. 1차전인 중국전에 나설 수도 있고, 1라운드 최고 승부처로 꼽히는 한국전에 등판할 가능성도 크다.그러나 대부분의 메이저리거들은 소속팀 스프링캠프에서 더 훈련을 진행하다 3월에야 팀에 합류한다. 다르빗슈는 지난 5일 인터뷰에서 "내게는 어려운 결정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구단이 '선수가 직접 결정하라'고 했다. 내게 결정권을 준 구단에 고맙다"며 "앞으로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는 빅리거가 출전할 것이다. '나는 빅리거이기 때문에 대표팀에 늦게 합류해도 된다'는 분위기가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한국 대표팀 역시 15일 미국 애리조나에 모였지만, 빅리거인 김하성(샌디에이고)과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도 일본 빅리거들처럼 소속팀에서 훈련하다가 3월에 합류할 예정이다.다르빗슈는 귀국 인터뷰에서 "구단이 대표팀 조기 합류를 허락했는데 부상을 당하거나 자신의 페이스를 잃으면 구단과의 신뢰 관계가 무너진다"며 "MLB 정규시즌도 고려하면서 '지나치지 않은 페이스'로 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대표팀 출전을 결정한 뒤 오프시즌 계속 불펜 투구를 해 감각이 살아있다. 3~4이닝 정도라면 언제든 던질 수 있는 상태"라고 자신했다. WBC는 1라운드 제한 투구수(65구)가 있다. 다르빗슈의 현재 몸 상태라면 바로 등판도 가능하다.앞서 WBC에서도 활약한 바 있는 다르빗슈는 이번 대표팀에서 손에 꼽히는 베테랑 빅리거다. 대표팀 후배들을 지도하는 위치라는 평가도 받지만, 다르빗슈는 선배가 아닌 수평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나도 선수고, 다른 대표 선수도 프로 선수다. 서로 가진 정보를 공유하면서 더 나은 방향을 찾을 생각"이라고 했다.한편 다르빗슈는 지난 10일 소속팀 샌디에이고와 2028년까지 연장 계약을 맺었다. 현역 연장이 확실시된 그는 "WBC가 3년 또는 4년 뒤에 다시 열릴 텐데, 샌디에이고와 6년 연장 계약을 했으니 다음 WBC에 출전할 가능성도 생겼다"고 기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2.15 11:47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가을 야구에서 주목할 '비밀 병기'

지난 8일(한국시간) 2022시즌 미국 메이저리그(MLB) 가을 야구가 막을 올렸다.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포스트시즌(PS)은 '이변의 드라마'다. 10일 끝난 내셔널리그(NL) 와일드카드시리즈(NLWC·3전 2승제)에선 김하성이 소속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정규시즌 101승 팀 뉴욕 메츠를 격침했다. 올 시즌 MLB의 PS 진출팀은 기존 10개에서 12개로 늘었다. 각 지구 1위 팀과 와일드카드 1~3위가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가운데 관심 있게 지켜볼 '비밀 병기'를 꼽아봤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선 신인 마이클 해리스 2세(21)를 주목할만하다. 지난 5월 말 MLB에 데뷔한 해리스 2세는 정규시즌 114경기에 출전, 타율 0.297 19홈런 64타점을 기록했다. 공·수·주에서 모두 깜짝 활약을 펼쳐 강력한 NL 신인왕 후보로 꼽힌다. 애틀랜타 조지아주 출신이어서 프랜차이즈 스타로 손색없다. 애틀랜타는 지난 8월 8년 총액 7200만 달러(1026억원) 장기 계약을 안기며 그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올 시즌 놀라움을 선사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도 흥미로운 선수가 있다. 바로 신인 2루수 안드레스 히메네스(24)다. 히메네스는 지난해 1월 간판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를 메츠로 트레이드하면서 받았다. 체격(1m80㎝·73㎏)이 크지 않지만 만만치 않은 펀치력을 자랑한다. 빅리그 3년 차인 올해 146경기에서 홈런 17개를 때렸다. 첫 두 시즌 홈런이 8개였다는 걸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 도루까지 20개를 해내 팬그래프닷컴 기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6.1을 기록했다. 수비까지 올스타 수준이어서 PS에서 활약이 기대된다. 히메네스의 동료 선발 투수 트리스턴 매켄지(25)에게도 눈길이 간다. 매켄지는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2번에 지명됐다. 프로필 기준으로 키(1m96㎝)가 상당히 큰데 몸무게는 74㎏에 불과하다. 깡마른 체격에서 나오는 95마일(152.8㎞/h)의 빠른 공과 '폭포수 커브'를 앞세워 팀 내 2선발을 꿰찼다. 빅리그 3년 차인 올 시즌 191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삼진 190개를 잡아 아메리칸리그(AL) 부문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AL 최다승 팀 휴스턴 애스트로스 선발 투수 크리스티안 하비에르(25) 역시 주목할 선수다. 하비에르는 지난 9월 5경기 월간 평균자책점이 0.32(28과 3분의 1이닝 1자책점)에 불과하다. 시즌 148과 3분의 2이닝 동안 삼진 194개를 기록, 12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 중 탈삼진 비율(K%)이 스펜서 스트라이더(애틀랜타) 카를로스 로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에 이어 네 번째로 높다. 그의 탈삼진 퍼레이드가 PS에서도 펼쳐질지 지켜볼 일이다. LA 다저스 불펜 투수 에반 필립스(28)의 어깨는 무겁다. 기존 마무리 투수 크렉 킴브렐의 부진을 메워야 한다. 20대 후반 나이인 필립스는 애틀랜타, 볼티모어 오리올스 등을 거친 '저니맨'이다. 지난해 8월 웨이버 클레임을 통해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다저스로 이적한 뒤 기량이 만개했다. 90마일(144.8㎞/h) 중반대 속구에 크게 휘는 슬라이더를 앞세워 다저스 불펜의 '믿을맨'으로 떠올랐다. 시즌 64경기 평균자책점이 1.14에 불과하다. 홈런왕 애런 저지가 버티는 뉴욕 양키스의 '비밀 병기'는 신인 오스왈도 카브레라(23)다. 카브레라는 올 시즌 빅리그에 데뷔해 44경기를 뛰었다. 경험이 많은 건 아니지만 내야 전 포지션과 좌익수, 우익수까지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 양키스의 '스위스 아미 나이프(만능칼)'라는 평가다. 11년 만에 PS 무대를 밟은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는 신인 유격수 브라이슨 스톳(25)이 '복병'이다. 스톳의 시즌 타율은 0.234로 높지 않다. 하지만 8월 6일 이후 출전한 50경기 타율이 0.290이다. 승부처에서 한 방을 때려낼 수 있는 장타력을 갖춰 하위 타선의 지뢰가 될 수 있다. 시애틀 매리너스 2년 차 포수 칼 롤리(26)와 2년 차 선발 투수 로건 길버트(25) 역시 가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롤리는 시즌 타율이 0.211로 낮지만, 홈런 27개를 때려냈다. 배짱이 두둑해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역할을 해낸다는 게 강점이다. 길버트는 100마일(160.9㎞/h)에 육박하는 빠른 공에 슬라이더를 조합,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다. 올 시즌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든 선발 등판 경기에서 '최소 5이닝'을 해냈다. PS에선 루이스 카스티요, 로비 레이와 선발 삼각 편대를 이룰 전망이다. 이들의 이름이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 정규시즌 내내 가능성을 보인 재목들이다. 과연 이들의 활약이 가을 야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는 게 흥미롭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정리=배중현 기자 2022.10.10 17:00
프로야구

'20-20' 오지환의 진짜 목표는 2022 챔피언

오지환(32)은 2009년 1차 지명을 받고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대형 유격수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그가 인고의 시간 끝에 마침내 20(홈런)-20(도루) 고지를 점령했다. 오지환은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20-20 클럽에 가입했다. 2-0으로 앞선 6회 초 볼넷을 골라 걸어나간 그는 후속 문보경 타석에서 2루를 훔쳤다. 시즌 20번째 도루. 지난달 중순 이미 20홈런(13일 기준 23개)에 도달한 오지환은 2009년 입단 후 처음으로 20-20을 달성했다. KBO리그 통산 56번째 기록이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로 한정하면 20-20은 이종범(1996~1997년), 강정호(2012년), 김하성(2016, 2020년)에 이어 역대 6번째 해당한다. LG 선수로는 1999년 이병규(등번호 9) 이후 23년 만이자 역대 4번째. LG 소속 유격수로는 최초 달성이다. 그는 "이종범 퓨처스(2군) 감독님 소환해서 뜻깊다"라면서 "아버지로서 아이들에게 평생 남을 기록을 선물해 기분 좋다"며 웃었다. 오지환은 8월 18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개인 한 시즌 최다 20홈런 타이를 이뤘다. 20-20까지 남은 도루는 7개였다. 당시 오지환은 "상황이 되면 도루를 하겠지만, 기록을 위해 일부러 뛰진 않겠다"고 강조했다. 오지환은 이후 2점 차 이내 접전 상황에서 도루 7개를 성공시켰다. 그만큼 중요한 승부처에서 베이스를 훔쳤고, 80%(성공 20개, 실패 5개)의 높은 성공률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개인 첫 골든글러브(유격수 부문) 수상에 도전한다. 경쟁자는 박성한(SSG)이다. 콘택트는 박성한, 장타력은 오지환이 크게 앞선다. 오지환은 20-20 달성으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1600경기 이상 출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수비 실책은 적은 반면, 도루-타점-결승타 등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도 앞선다. 하지만 그는 "(수상은) 아직도 모르겠다"라며 "2016년에도 20홈런에 타율도 지금보다 높았지만, 그런(골든글러브) 이야기가 전혀 없었다"고 신중함을 보였다. 여기까지 오는 길은 험난했다. 유격수의 가장 기본은 수비력이다. 주전으로 처음 뛴 2010년 실책을 27개나 범했다. 2012~2014년 연 20개 이상 실책을 기록했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호수비를 펼쳐도, 어이없는 실책에 파묻혔다. 오히려 결정적인 상황에서 수비 실책이 잦아 '오지배'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붙었다. 그때마다 당시 류지현 코치(현 LG 감독)가 붙잡고 가르쳤다. 오지환은 "그때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끝까지 날 포기하지 않고 지도해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포구부터 급한 성격까지 고치도록 정말 잔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류지현 감독은 이제 "오지환이 대한민국 리그 최고의 유격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오지환은 입단 때부터 '대형 유격수'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늘 "중심 타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슴에 품고 뛰었다. '홈런 치는 유격수'가 드문 KBO리그에서 20-20 달성만으로도 가치를 높이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그는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지금 내 기록이 완벽한 수치라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며 "시즌 초반부터 이런 페이스를 보였다면 타율 3할-30홈런은 어려워도 (지금쯤) 타율 2할 7푼-27홈런 정도는 바라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첫 홈런이 터지기 전까지 오지환은 13경기에서 타율 0.188로 부진했다. 그는 "김하성(피츠버그 파이리츠)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인 2020년 3할-30홈런을 달성한 것을 생각하면 지금 내 기록에 만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고 유격수를 꿈꾸는 것이다. 2022년 LG의 주장은 오지환이다. 올 시즌 완장을 찬 그가 개인 기록에 집착하지 않는 이유다. 오지환은 "골든글러브를 받으면 좋겠지만, 욕심은 전혀 없다. 내가 젊었더라면 수상 욕심이 있을지 모르겠지만…"이라며 "지금은 그런 생각을 가질 겨를도 없다. 시즌 끝나고 평가를 받는 것이다. 내가 가장 욕심내는 건 LG의 우승"이라고 했다. 28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LG는 선두 SSG를 바짝 쫓고 있다. LG 프랜차이즈 스타 오지환은 'LG 한국시리즈 우승 주장' 타이틀을 가장 원한다. 이형석 기자 2022.09.15 05:16
메이저리그

김하성, 승부처에서 2루타...타점은 비디오 판독 끝에 삭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이 시즌 17번째를 때려냈다. 타점은 비디오 판독 끝에 지워졌다. 김하성은 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 6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2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종전 0.247에서 0.248로 타율을 올렸다. 샌디에이고는 0-1로 석패, 5연패를 당했다. 후안 소토, 조쉬 벨 등 장타자들을 영입했지만, 지구(내셔널리그 서부) 1위 LA 다저스와의 승차는 더 벌어졌다. 김하성은 0-0이었던 2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에 나섰다. 상대 투수 알렉스 우드와의 6구 승부에서 시속 150㎞ 싱커를 공략했지만, 3루수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다. 선두 타자로 나선 5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3루 땅볼에 그쳤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가 0-1로 지고 있던 7회 말 무사 1루에서 바뀐 투수 존 브레비아를 상대로 장타를 생산했다.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슬라이더를 공략, 3루수 옆을 스치고 외야로 빠져나가는 선상 2루타를 쳤다. 샌디에이고는 1루 주자 브랜든 드루리가 3루를 돌아 홈까지 쇄도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중계 플레이를 매끄러웠고, 유격수 브랜든 크로포드의 송구를 받은 포수 조이 바트는 드루리를 태그했다. 최초 판정은 세이프였지만, 타이밍상 아웃이었다. 비디오 판독 결과 최초 판정이 번복됐다. 김하성은 타점을 잃었고, 샌디에이고는 후속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범타로 물러나며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이어진 8·9회 공격에서도 샌디에이고는 침묵했다. 0-1로 패했다. 안희수 기자 2022.08.09 14:40
야구

“펫코 파크를 열광시켰다” 김하성의 활약상을 치켜세운 현지 매체들의 뜨거운 반응

현지 매체들이 결승 투런 홈런을 때린 김하성(26·샌디에이고)을 앞다퉈 치켜세웠다. 김하성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경기 도중 교체 출전했다. 주전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타구를 향해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어깨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2번 타자·유격수 자리에 대신 들어간 김하성은 5-5로 맞선 8회 말 신시내티 구원투수 히스 헴브리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투런 홈런을 기록했다. 김하성의 결승 홈런에 힘입어 팀은 7-5로 승리했다. 펫코 파크는 열광의 도가니였다. 김하성이 공을 때리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관중은 함성을 지르며 기립했다. 김하성도 더그아웃을 향해 손짓을 보내며 그라운드를 돌았다. 김하성이 홈을 밟고 복귀하는 순간 매니 마차도는 ‘스웨그 체인(Swagg Chain)’을 목에 걸어주며 크게 반겼다. 이어 관중이 김하성을 향해 커튼 콜을 연호하자 김하성은 더그아웃에서 ‘강남 스타일’의 말춤을 선보이며 화답했다. 경기 후 제이스 팅글러 샌디에이고 감독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타티스 주니어가 빠졌을 때 뭔가 얻어맞은 듯했다”며 “그러나 우리는 계속 싸워야 했고, 그 방법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이어 “타티스 주니어의 자리에 김하성을 기용한 것이 얼마나 적절한 방법이었는가. 김하성은 우리 팀에 엄청난 존재”라고 칭찬했다. 현지 매체도 김하성의 활약을 집중 조명했다. MLB.com은 “샌디에이고는 타티스 주니어가 빠진 뒤에도 여전히 강한 공격력을 가졌다”며 “대수비로 나선 김하성은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터트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고 소개했다. 샌디에이고 지역지인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은 “3만8765명의 관중에게 ‘Let’s go Kim’이라는 응원을 받은 김하성이 팬들의 바람대로 홈런을 날리며 타티스 주니어의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웠다”고 보도했다. AP 통신도 “신인 김하성이 투런 홈런을 터뜨려 팀 승리를 이끌며 펫코 파크를 열광시켰다”며 경기 결과를 알렸다. 샌디에이고 구단 SNS는 김하성 관련 게시물을 연이어 올렸다. 구단 트위터에는 김하성의 활약상이 돋보이는 사진과 영상이 “김하성!” “킹(King)하성” “김하성이 팬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대한민국 스웨그(Swag)”라는 게시글과 함께 올랐다. 김영서 인턴기자 2021.06.20 16:29
야구

'좌완 듀오' 동반 패전+김하성은 아치, 코리안 빅리거 타고투저

김하성(26·샌디에이고)이 조금씩 팀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김하성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휴스턴 원정경기에서 6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종전 0.195로 조금 올랐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가 2-7로 뒤진 9회 초 1루 1루에서 휴스턴 안드레 스크럽의 초구 컷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시즌 3호 홈런. 김하성은 지난달 29일 휴스턴전에서는 3-3이던 연장 11회 초 무사 1·3루에서 KBO리그 롯데에서 뛰었던 브룩스 레일리로부터 우전 적시타를 쳐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샌디에이고는 이후 6점을 추가하며 10-3으로 이겼다. 김하성은 이 경기 결승타를 기록했다. 타율은 여전히 저조하지만, 빠른 공 대처 능력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 중요한 상황에서 좋은 타격을 해내고 있다. 다른 '신입' 빅리거 양현종(33·텍사스)은 또 부진했다. 지난달 31일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원정경기에서 선발 3이닝 동안 5피안타·1볼넷·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지난달 26일 등판한 LA 에일절스전에 이어 또다시 조기강판 당했다. 평균자책점도 5.47에서 5.53으로 높아졌다. 시애틀이 2-4로 져 양현종은 세 번째 패전을 기록했다. 이날 양현종은 커브 구사율을 높였다. 그러나 승부처에서 포심 패스트볼이 공략당했다. 1회 말 2사 1·2루에서 타이 프랑스에게 허용한 좌전 적시타, 3회 1사 2·3루에서 프랑스에게 다시 맞은 2타점 중전 안타가 모두 가운데 직구를 공략당한 것이었다. 양현종은 경기 뒤 "(선발로 나선 4경기에 대해) 점수를 주기에는 부끄러운 성적 같다"며 아쉬워했다. 시애틀 타선은 이날 경기 전까지 30개 구단 중 팀 타율(0.203) 최하위였다. 규정 타석을 채운 3할 타자가 하나도 없는데도 양현종은 고전했다. 에인절스전(3⅓이닝 7실점) 이후 현지 언론은 그의 선발진 잔류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당시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다음 경기에서 만회할 것"이라며 두둔했다. 그러나 시애틀전에서 반등하지 못했다.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도 패전 투수가 됐다. 지난달 31일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에서 5이닝 동안 9피안타 1볼넷 4실점을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는 2-9로 완패했고, 김광현은 지난달 17일 샌디에이고전부터 3연패를 당했다. 평균자책점도 종전 3.09에서 3.65로 상승했다. 케텔 마르테를 막지 못했다. 2-1로 앞선 3회 말 1사에서 체인지업을 던지다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포를 허용했다. 4회 2사 만루에서도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김광현은 2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도 앤드류 본에게 역전 홈런을 포함해 장타 2개를 맞았다. 천적에게 계속 당하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21.05.31 13:28
야구

또 눈에 당한 김하성, 바우어에 설욕 '금주' 가능

김하성(26·샌디에이고)이 석연치 않은 볼 판정에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하필 트레버 바우어(LA 다저스)와의 승부였다. 김하성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의 3연전 3차전, 샌디에이고가 1-2로 뒤진 5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투수 블레이크 스넬의 타석에 대타로 나섰다. 결과는 삼진. 김하성은 다저스 선발 바우어를 상대했다. 초구 시속 134.7㎞ 바깥쪽(우타자 기준) 커터(컷 패스트볼)를 골라냈지만, 스트라이크존에 걸친 바깥쪽 낮은 코스 2구(포심 패스트볼)는 지켜봤다. 문제는 다음 공. 시속 152.8㎞ 포심이 바깥쪽 보더라인을 많이 벗어나 포수 미트에 꽂혔는데, 주심이 이 공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했다. 이후 김하성은 바깥쪽 슬라이더, 너클 커브를 커트하며 치열한 승부를 이어갔다. 가운데 높은 코스 154.4㎞ 하이 패스트볼을 대형 파울로 연결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9구 커터에 삼진을 당했다. 스트라이크존 밖으로 크게 빠진 공이었다. 앞서 3구째 바깥쪽 포심으로 드러난 심판의 성향을 감안하더라도 볼이었다. 공을 지켜본 타자의 선구안이 정확했다. 김하성은 더그아웃을 향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해할 수 없는 판정에 답답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바우어는 2021년 MLB 전체 최고 연봉인 4000만 달러(한화 449억원)를 받는 정상급 투수다. 그러나 국내 야구팬에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불편한 장면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지난달 7일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시범경기 등판에서 김하성을 3구 삼진 처리한 뒤 우측 손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키며 '한쪽 눈을 감고 던졌다'는 제스처를 보여줬다. 빅리그 신입이자 아시아 출신 타자와의 승부에서 취한 기이한 행동. 스포츠맨십에 어긋났고, 인종 차별 논란까지 자초했다. 바우어는 이 경기 뒤 "스스로 불편한 상황을 만들고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을 즐긴다. 한쪽 눈을 감고 던지다가 양쪽 눈을 뜨고 던지면 편안해진다"라고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바우어의 특이한 행동에는 나름의 방법과 원칙이 있다"라며 옹호했다. 바우어는 '괴짜' 기질로 주목받은 선수다. 클리블랜드 소속이었던 2019년 7월 등판한 캔자스시티전에서 승부처에서 실점을 내준 뒤 강판을 당하자, 분을 참지 못하고 공을 외야로 던진 일화가 있다. 벤치 클리어링을 대비해 권투 장갑을 끼고 더그아웃에 나타난 장면도 유명하다. 타석에 나서 팀 동료의 타격 자세를 따라 하거나, 포심 패스트볼을 예고하고 투구를 하기도 했다. 개인 성향이 면죄부가 될 수 있을까. 상대 선수와 팬에게 불쾌감을 줬다면 잘못이다. 그래서 김하성이 바우어를 상대로 타석에서 설욕하길 바라는 야구팬이 많았다. 이날(19일) 김하성은 바우어의 바깥쪽 변화구를 잘 대처했고, 하이 패스트볼에도 스윙 타이밍이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어처구니 없는 볼 판정이 나왔다. 바우어의 감은 눈에 자존심을 구겼고, 심판의 눈에 울분을 삼켰다. 그나마 소속팀이 5-2로 승리하며 다저스의 9연승을 막아낸 게 위안. 샌디에이고는 20일부터 밀워키 3연전을 소화한 뒤 23일부터 다저스와 다시 4연전을 치른다. 이번에는 원정이다. 바우어는 24일 또는 25일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재대결, 확실한 설욕이 기대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4.1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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